이렇게 떠나 버린 꽃잎 묽어진 진흙위로 한걸음 한걸음을 새겨놓고 스산한 바람이 흔들리는 억새풀의 움직임 서로의 몸을 부딪혀 만든 선율을 처연하게 노래하네 흩날리는 빗속에 터벅거리는 발자욱 그 발자취속에 송두리째 내 놓지 못했던 시간들 말하지도 못했던 이야기들 안개속으로 잊혀지네 감싸쥐은 얼굴과 떨리는 어깨를 다독여주며 어디선가 내밀 것 같은 손길의 아련함 하얗게 회멸되고 땅보탬 되기를 기다리며 우리의 이 연은 끝을 마주하게 되네 여유없는 기다림